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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The Book

목적지: 그랑 팔레

12월, 파리 그랑 팔레(Grand Palais)에서는 루이 비통의 열정을 돌아보는 특별한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그랑 팔레의 거대한 유리와 철제 지붕 아래 160년 세월의 흔적이 담긴 역사가 되살아나며 전설이 재창조되는 모습을 감상해보자. 공식 오프닝에 앞서 전시 큐레이터인 올리비에 사이야르 (Olivier Saillard)가 일곱 가지의 아이콘을 선정한 후 그 디자인에 대해 분석한다.

루이 비통의 발자취를 따라…. 어린 나이에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루이 비통은 자신의 고향 쥐라(Jura)를 떠나 걸어서 파리로 향했다. 이는 세계로 뻗어 나간 하우스의 시작이었다. 루이 비통의 발자취를 따라 그의 발자취는 또한 그랑 팔레에서 진행하는 거대한 규모의 회고전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 여정은 루이 비통의 16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을 담은 트렁크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비통 가문의 후손들은 지난 160여 년간 노하우와 기발한 천재성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며 진정한 여행의 예술(art of travel)을 선보여왔다. 과거에서부터 현재, 장인정신에서부터 창의성까지, 지금 선보이는 모든 제품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풍부한 문화유산에서 비롯되었다. 시대를 앞서 나가는 상상력을 소유한 창립자의 비전이 새롭고도 아방가르드한 방식으로 발현된 것이다. 전시의 큐레이터 올리비에 사이야르가 트렁크에 담아낼 보물들에 대해 미리 살짝 공개한다. 루이 비통의 가장 상징적인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노에 백(THE NOÉ BAG)
노에 백은 샴페인 다섯 병을 수납할 수 있는 백을 만들어달라는 샴페인 제조업자의 요청을 받고 1932년 가스통-루이 비통이 제작한 백입니다. 여행을 하나의 우아한 경험으로 간주했던 당시의 시대적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마실 샴페인이나 차를 직접 여행에 가져가는 것은 여행지에서도 집에서처럼 우아하고 편안하게 누리겠다는 것, 즉 여행의 예술을 제대로 음미하겠다는 의미로 간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노에 백은 도시 여성을 사로잡을 시티 백(city bags)의 등장을 예고했고, 후에 루이 비통 하우스의 클래식이되어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컬러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트리아농 트렁크(THE TRIANON TRUNK)
“트리아농 트렁크는 루이 비통이 가장 처음 선보인 디자인으로 ‘트리아농 그레이(Trianon gray)’ 라는 이름의 옅은 회색의 캔버스를 사용하여 기존 트렁크 제작 방식에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크기는 컸지만 포플러나무 틀 덕분에 무게는 매우 가벼웠습니다. 전례 없는 매우 실용적인 디자인이었죠. 우리는 안전한 잠금장치와 트렁크 내부 구조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는데, 문서를 고정할 수 있도록 고안한 내부의 틀과 리본 시스템(ribbon system)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요소에 기능성과 실용성을 담았습니다. 이것은 루이 비통 트렁크 초창기 모델 중 하나로 미지의 V 백 작 부인의 소유이며, 이것의 탄생 연도는 18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러분은 트렁크가 시간이 흐르며 어떤식으로 진화하고 세련되게 변화되어가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모든 제품은 완벽한 구조와 정확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디자인한 신디 셔먼(Cindy Sherman)의 트렁크 조차도 이 초창기 모델의 기본 구조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정말 놀랍지않나요?”

마르소 백(THE MARCEAU BAG)
"비통 가문은 비행기 여행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었는데, 조르주 비통(Georges Vuitton)의 쌍둥이 아들 피에르-유진(Pierre-Eugène)과 장-아망(Jean-Armand)은 헬리콥터와 비행기를 디자인해 특허를 출원하고 그랑 팔레에서 그 원형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백은 피카소(Picasso)의 뮤즈인 도라 마르(Dora Maar)의 백으로 추정되며, 브라운 캔버스 소재의 기본적인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초창기 선보인 부드러운 소 프 트 백 중 하나로 다소 평범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모던한 시티 백의 전형을 보여주었고,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크한 여성 백으로 각광받았습니다. 최근 진행한 런웨이 쇼에서 “도라(Dora)”라는 이름의 리뉴얼 버전들이 다수 등장했습니다. 과거 백을 소유했던 주인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이 이름에서는 재미난 어감마져 느껴집니다."
소설 <금(Gold)>
“출판 물 은 루이 비통의 역사 에 있어 막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로 루이 비통은 꽤 많은 양의 책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인쇄나 출판에 대한 관심은 가스통-루이 비통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루이 비통은 작가나 책을 사랑하는 애서가를 위한 우아하고 정교한 트렁크를 제작해왔습니다. 압지철과 잉크 스탠드까지 갖춘 데스크 트렁크(desk trunks), 혹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나 이브 생로랑(Yves Saint Laurent)이 소유했던 서재 트렁크(library trunks) 등이 그 예입니다. 가스통-루이 비통은 그림 그리고 글쓰는 것을 즐겼습니다. 실제로 ‘ 메종 루이 비통의 역사(Historiques de la Maison Louis Vuitton)’라는 제목의 원고를 작성하기도 했고, 다양한 형태의 로고와 모노그램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아카이브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루이 비통 명함을 비롯해 가스통-루이 비통이 직접 만든 격언을 삽입한 브랜드 공식 종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가 족 별장에서 이름을 가져온 푸른빛의 아름다운 종이 ‘외르 답상스(Heures d’absence)’를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1927년 소개한 향수에 영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가스통-루이 비통은 고서를 수집했고, 1920년대에는 애서가들을 위한 모임인 ‘레 엑상플레어(Les Exemplaires)’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한 블레즈 상드라르(Blaise Cendrars)의 책 <골드(Gold)>를 실제 금 인쇄를 한 특별 에디션으로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가문의 문장(THE COAT OF ARMS)
“이것은 루이 비통의 손자 가스통-루이 비통이 프랑스 산간지역인 쥐라 출신의 창립자 루이 비통의 태생과 기원을 담아 디자인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비행기, 망치, 그리고 V 모 티브가 들 어있습니다. 이는 1960년대 루이 비통이 소개한 슬로건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Volez, Voguez, Voyagez)’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트렁크 제조인이 되기 전 루이 비통은 맞춤 제작한 나무 틀로 만들어진 트렁크 안에 담긴 고객들의 소중한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짐을 꾸리는 패커(packer)였습니다. 화려하지 않은 이 문장은 14세의 나이에 자신의 운명을 찾아 파리에 상경한 한 장인에 의해 루이 비통이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듯, 오히려 수수하고 겸손한 느낌마저 듭니다. 이는 장인정신과 공방에 표하는 일종의 경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스통-루이 비통은 많은 분야에 관심을 지니고 있던 비전 넘치는 이상가였습니다.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사랑했고, 자신만의 모노그램을 디자인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로고의 중요성에 대해 일찍부터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또한 전 세계로부터 다양한 트렁크를 비롯해 과거에 사용하던 앤티크 도구 많은 아카이브를 수집했는데, 이 역시 이번 전시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는 하우스의 창립자이자 자신의 할아버지인 루이 비통의 발자취를 따라 1946년 자동차로 쥐라 지역을 직접 여행했습니다. 이 여행을 증명해 주는 문서 또한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데, 그의 할아버지가 직접 발로 걸었던 여정의 실제 거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스통-루이 비통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모든 문장과 다양한 연구 관련 자료는트렁크를 만드는데 있어 결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재료인 나무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전시장 내 거대한 나무 공간 벽에 새겨질 예정입니다. 이는 또한, 창립자 루이 비통이 걸어온 험난하면서도 고귀한 이 기나긴 여정을 강조하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스티머 백(THE STEAMER BAG)
“20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대서양을 횡단하는 여행이 활기를 띠었고, 루이 비통의 스티머 백은 여행가에게 모던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루이 비통 역사에 있어 트렁크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거죠. 또한, 대륙 횡단을 위해 짐을 배에 실어둬야 하는 동안 여행가의 잠옷이나 여행용 담요 등 실용적인 소품들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캔버스나 가죽 소재의 소프트 백은 객실 내 짐을 보관하는 트렁크 안에 접어서 넣을 수 있었으니까요. 스티머 백 이후 부드러운 가방이 유행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루이 비통의 스티머 백은 현대적인 여행 가방 혹은 운동용 가방의 선구자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독창적인 디자인은 시간이 흐르며 세련되게 진화했습니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최근 선보인 자신의 크루즈 컬렉션에서 시그너처 클래스프 디테일로 장식한 뉴 스티머(New steamer)를 선보이며 스티머 백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로얄 백(THE ROYAL BAG)
“기차 여행과 모험은 루이 비통에게 영감의 원천이었으며 이것이 편평한 플랫 트렁크(flat trunks)의 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지금 주로 사용하는 의약품 케이스나 화장품 케이스와 비슷한 형태의 두꺼운 가죽 소재로 제작한 딱딱한 가방은 바로 현대 트렁크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의 여정과 더러워지기 쉬운 환경에서도 끄떡없이 견딜 수 있도록 디자인해 탐험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중 하나이기도 한 포토그래퍼 알버트 칸 (Albert Kahn)이 소유한 흥미로운 디자인의 트렁크는 니콜라 제스키에르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 영감은 쁘띠뜨 말 백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루이 비통 2015 가을-겨울 패션쇼에서 니콜라 제스키에 르는 크로와지에르 노아르(Croisière Noire, 1924-1925)와 크로와지에르 준(Croisière Jaune, 1931-1932)에 참여한 시트로앵(Citroën)을 위해 제작한 트렁크를 재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각각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횡단한 탐험으로 이를 통해 자동차 기술의 혁신을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딱딱하고 견고한 트렁크의 외관과는 대조적으로 그 안에는 병이나 붓, 그루밍 액세서리 등 섬세하고 깨지기 쉬운 아이템이 들어있었다는 점 역시 흥미롭습니다.”

태그: 그랑 팔레, 전시, 문화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