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문화 - 루이 비통 북

트래블 북 - 가브리엘라 지안델리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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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북 - 가브리엘라 지안델리 호주

이탈리아의 일러스트레이터 가브리엘라 지안델리(GABRIELLA GIANDELLI)가 눈부신 호주의 모습을 숨이 멎는 듯한 색채로 재해석했다.

혼자 놀기 좋아하고 부끄럼 많던 소녀 가브리엘라 지안델리는 그림을 통해 위안을 찾았고 ‘가브리의 세계(Il mondo di Gabri)’라는 일기장을 만들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룬 일기장에는 특히 패션을 향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일기장 페이지는 기발한 옷이나 무지개색 멋진 모자에 대한 묘사로 채워졌다. 그녀는 1963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밀라노에서 자라던 어느 크리스마스날 밤 색연필 상자를 선물로 받은 그녀는 그저 꿈꿔왔던 세계로 한 발 들어섰다.

“그날 그 색연필 상자를 받지 않았다면 그림 그리는 것이 주는 기쁨을 결코 알지 못했을 겁니다.” 색깔은 그녀가 작품을 창조하는 데에 있어 두근거림을 주는 영혼과도 같은 것이었다. 때때로 지칠 때에도 절제된 힘으로 압력을 가하며 종이 위에 손수 그림을 그리면 흥분되었다. 그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녀만의 굴곡진 라인에서 빚어진 섬세함이 녹아 든 드넓은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저에게 그림이란 색연필과 같아요. 색연필의 언어가 제 언어이죠. 다른 기법들은 잘 모릅니다. 그런 기법들을 보면 약간 놀랍긴 하죠.” 십대 때부터 그녀가 스케치로 그려낸 이야기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만화의 형태를 띠었다. 지안델리는 만화가 로렌조 마토티(Lorenzo Mattotti)와 만나면서 고유의 시각과 이미지, 상징, 편집증이 담긴 그림을 통해 닿을 수 있는 정신 세계에 눈을 떴다. 바로 그 시점에 그녀는 이 길이 자신의 길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밀라노 예술학교(Instituto Statale d’Arte) 및 루치노 비스콘티 영화학교(Scuola Civica di Cinema Luchino Visconti)를 졸업했다. 그녀는 영화가 자신에게서 가장 많은 감정을 이끌어내는 예술임을 인정하면서도, 은둔자 기질을 숨기지 못하고 결국 영화 작업에 발을 들여놓는 일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때 배운 무대 디자인이나 편집, 글쓰기 작업은 이후 그녀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풀어내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녀는 졸업을 하기도 전에 이미 몇몇 단편 그래픽 스토리들이 잡지에 실렸다. 그녀는 1984년 첫 만화책을 출간한 이후 금세 유럽 만화계에서 가장 유능한 만화가로 명성을 날리게 되었다. 또한 그녀는 아기 토끼가 주인공인 시리즈 작품 <밀로(Milo)>를 선보이며 큰 찬사를 얻었고 최근에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해당 작품을 TV 시리즈로 제작하기까지 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그래픽 노블 <내면(Interiorae)>은 우리 개개인의 내면에 담긴 미스터리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작품은 불안한 현실 세계를 통해 꿈과 비전이 스며드는 패널 시퀀스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가 매력적으로 느끼는 바이마르(Weimar) 시대에서 영감을 얻은 주인공들은 몹시 여윈 외양을 지닌다.

한편, 뉴욕 여행을 한 뒤 그녀의 작품과 심지어 드로잉 기법까지도 급격한 전환기를 맞았다. 보다 현실적이고, 상세하며 복잡한 성격을 띠게 되었다. “처음으로 뉴욕에 갔을 때 눈보라가 세차게 불었어요.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제 상상력을 자극했지요.” 이러한 고요한 세상 속에서 그녀가 그려낸 인물들은 뻣뻣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 또는 파올로 우첼로(Paolo Uccello)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상기시킨다. 그녀는 무형의 현실, 인간이 지닌 불멸의 고독을 서정적 아름다움으로 풀어낸다. 몽환적이고 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녀의 작품 속 세계에서는 고통스럽게 시간을 보내는 생각을 지워낸다. 지안델리는 꿈의 세계를 통해 해석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내며 작가 자신이 선들 사이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게 한다. 작가 자신이 겪는 고독이 지닌 생성력을 빌어 작품 속에서 아름답고 경이로운 공간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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