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문화 - 루이 비통 북

트래블 북 - 이버 묄런 브뤼셀

트래블 북 - 이버 묄런 브뤼셀

벨기에의 일러스트레이터 이버 묄런(EVER MEULEN)이 자신의 제 2의 고향인 브뤼셀에 관한 생각들을 재치 있고 활기차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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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버 묄런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려면 그가 유년 시절 자주 다녔던 길을 따라가봐야 한다. 코르트레이크(Kortrijk)에서 서부 플란데런(West Flanders)주의 작은 마을 쿠르네(Kuurne)를 거쳐 브뤼주(Bruges)를 잇는 길이다. 그는 1946년 쿠르네에서 태어났다. 어린 에디 베르묄런(Eddy Vermeulen)이 “1950년대의 아메리칸 드림카”들이 해변을 향해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수많은 행복한 순간들을 보낸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그는 드림카들의 위풍당당한 자태에 매료되어 그 모습을 보다 잘 기억 속에 담아두려고 일일이 스케치를 남기곤 했다. 한편, 그런 자동차들을 구경하지 않을 때에는 에르제(Hergé), 프랑캥(Franquin), 에드가 피에르 자코브(Edgar P. Jacobs), 장 그라통(Jean Graton)을 비롯한 여러 유명 만화가들의 작품들을 탐독하고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모두 베껴 그렸다. 그는 일곱 살 때 지역 그림 대회에서 수상했다. 제 2차 대전 중 쿠르네에서 벨기에 군이 독일 침략군과 맞서 싸운 리스 전투(Battle of the Lys)를 주제로 그린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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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을 타고서 내가 커서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 중에 미술 쪽 재능을 보인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도 말이죠.” 그 뒤로도 에디가 열두 살 때 브뤼셀에 처음으로 가본 순간 또 다시 이러한 직관적 깨달음이 그의 머리를 스쳤다. “왁자지껄하고, 도시적이고, 다채로우며 현대적이고, 다언어적 및 다문화적인” 브뤼셀에서 그는 그곳의 상징과도 같은 거대한 건축물 아토미움(Atomium)과 마주했다. 금속으로 만든 수정 분자를 알루미늄으로 덮인 구형 9개를 이용해 초대형으로 확대한 모습을 형상화한 이 강철 조각물은 1958년 개최한 세계 박람회의 꽃이었다. 

“아토미움이 구름 한 점 없는 파아란 하늘 아래 빛나는 모습을 본 것은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어요.” 그는 생 뤽 리에주 예술학교(Ecole Supérieure des Arts Saint-Luc)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처음에느 헨트(Ghent) 캠퍼스를 다니다가 1967년부터는 브뤼셀(Brussels) 캠퍼스를 다녔다. 그 뒤로 그는 브뤼셀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서 실제 모델로 작업하는 목탄화 야간 강의를 등록했어요. 정말로 눈 떠서 잘 때까지 그림을 그렸죠. 그러다가 1960년대 초에 소울 스타인버그(Saul Steinberg)의 화집 <All in Line>(1945)을 우연히 접했는데, 무언가 계시를 받은 듯했어요! 그림을 다른 방식으로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항상 아주 깔끔한 선으로만 그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생긴 잉크 얼룩이나 다른 해프닝들로 생긴 삐뚤빼뚤 모양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에디는 어떤 일을 천천히 시간을 두고 하는 사람이었다. 느긋하게 즐기기 좋아하고 열정적이며 팝 음악을 즐기고, 클레(Klee)부터 피카소(Picasso),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이야코프 체르니코프(Iakov Chernikhov)에 이르기까지 전위적 미술 및 건축 양식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이 무렵에 ‘Ever(옛 플랑드르어로 ‘멧돼지’라는 뜻) Meulen(‘방앗간’이라는 뜻)’이라는 필명을 지었다. 그는 그림 공부를 모두 마친 뒤, 벨기에 지역 방송국 VRT로부터 ‘최우수 만화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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